인사말

존경하는 서울시의사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시의사회 회장 황규석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회원 여러분과 학술대회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울러 각자의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위해 전문적 판단과 책임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료실에서는 짧은 순간에도 여러 질문이 교차합니다.
지금의 처방이 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가. 익숙한 증상 뒤에 다른 질환의 단서는 없는가. 치료 이후 환자의 삶까지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회원 여러분은 매일 축적된 경험과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 질문들에 답하고 계십니다. 환자마다 다른 조건을 헤아려 근거를 적용하는 판단이야말로 의료 전문성의 중요한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 전문성이 발휘되는 여러 진료 영역을 함께 조명합니다. 외래 항생제 처방과 코로나19·독감의 항바이러스 치료를 다루고, 전립선 질환과 노인 부인과 질환에 관한 임상적 접근을 나눕니다. 변비와 변실금, 전혈구계산 이상에 관한 강의에서는 증상과 검사 결과에 담긴 단서를 살핍니다. 근감소증의 조기 발견과 관리: 최신 치료 및 예방 전략, 피부가려움에 관한 최신 지견도 이어집니다.
환자는 진료과별로 구분된 주제를 따라 증상을 호소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여러 질환과 증상이 겹칠 수 있고, 같은 검사 결과도 병력과 경과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각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을 한자리에서 교류하는 일은 환자를 보는 시야를 넓혀 줍니다.
따라서 학술대회는 동료 의사의 판단을 존중하며 서로의 근거와 경험을 나누는 전문직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정책 심포지엄에서는 통합 돌봄에 관한 보건복지부의 정책 방향과 초고령사회 근골격 보조기술의 발전을 살핍니다. 임상에서 제기된 질문이 제도와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의학적 판단이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의료제도에 관한 제 생각도 분명합니다. 진료의 질은 의사의 노력과 그 노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조건 위에서 결정됩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 시간, 전문적 판단에 대한 존중, 적정한 건강보험 보상과 의료사고 책임의 합리적인 기준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술적 성과가 환자에게 닿으려면 의사가 근거에 따라 진료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현장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어떤 판단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지, 제도의 기준이 실제 진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의사가 직접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의사회는 회원 여러분의 경험과 제안을 모아 의학적 근거와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힘쓰겠습니다.
학술대회를 위해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을 나눠 주실 연자 여러분, 논의를 이끌어 주실 좌장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서로의 근거와 경험을 검토하는 과정은 전문적 판단의 기준을 발전시키고, 의료의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학술적 토대가 됩니다.
의사의 자율성은 환자마다 다른 병력과 동반 질환, 치료 목표를 고려해 의학적 근거를 적용하고, 환자와 함께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적 권한입니다. 이 권한이 진료 현장에서 존중될 때 의료의 자율성도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정책과 제도는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재량이 아니라 의료의 기본 원칙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아울러 의사가 판단의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합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사와 의료의 자율성이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위한 제도적 원칙으로 자리 잡도록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길목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시는 길